아이들을 바라보며...
나의 손자 그랜트 에단 밀러,
세계 각지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그랜트의 형제 자매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후손들은 지속 가능하고, 공정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도록 우리에게 영감을 부여한다.
'경제 저격수의 고백 2'의 맨 첫 장에 쓰인 글입니다. 저의 2세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싫어서 자녀 갖는 것 보류 중이지만 늦더라도 이 세상이 정말로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도 살아갈 가치 있는 세상이라 깨닫고 저도 귀여운 저의 2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저는 아이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특히,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만화 캐릭터 좋아합니다. 그중에서 '몬스터 주식회사'에 나온 정말 귀여운 '부'란 캐릭터와 '이웃집 토토로'에 나온 '메이와 사츠키'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 가끔 보는데 어떨 땐 눈물이 날 때도 있습니다. 저렇게 순수한 아이들이 커가면서 현재의 시스템하에서 어떻게 변할 것을 생각하니...
저번 주에 조카들과 온천과 스케이트 장을 갔었습니다. 아가씨들의 수영복 입은 모습들이 저의 시선을 잡았지만 수많은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도 저를 즐겁게 했습니다. 저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런 일을 하고 있네요. 저 아이들이 커가면서 소수는 행복한 가정에서 쭉 커가겠지만, 저 아이들 중에서 30%가 넘는 이혼율이 넘는 현재, 가정의 불화와 부모의 이혼으로 물질적·정신적으로 힘들어하며 커 갈 것이고, 수많은 맞벌이 가정하에서 가정교육은 둘째치고 수많은 학원에 가야 할 것입니다.
학교생활을 해가면서 점점 현재의 탐욕 자본주의하에서 돈의 힘을 알아가고, 그런 기준으로 친구들이 갈리며, 아주 어린 나이부터 연예인을 지망하는 풍조에 따라서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을 쌓아야 할 시기에 돈과 시간을 허비할 것이며, 남자아이들은 수많은 선정성 방송프로와 야동으로 왜곡된 성이 진실로 자리 잡겠고, 여자아이들은 그런 성의 풍조에 동참하는 것이 사회에 뒤떨어지지 않는 진실로 받아들일 것이고, 좋은 대학 진학을 하고 못하고, 좋은 직장을 얻고 못하고, 연봉이 얼마고, 남의 돈으로 나의 부를 늘리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 있는 삶이라 여기며....
DJ DOC란 그룹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래는 매우 좋아하는데 그들이 한 행동들은 예전이나 지금도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젊었을 때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그대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고, 지금은 결혼 후에 그때의 일을 후회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 보기는 좋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이 있습니다. 그들이 아무리 지난 일을 뉘우치고 후회하든 하지 않든, 지금의 젊은 그룹들 중엔 그들이 젊었을 때 했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부류가 꼭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연예인들이 무슨 생쇼를 하건 신경은 안 씁니다. 어차피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수많은 연예인 지망생들에 의해서 시기의 문제이지 그들의 인기는 바닥으로 추락해서 매스컴에서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과정이 수레바퀴 돌듯 반복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연예인들이 듣고 싶지 않아도 보고 싶지 않아도 언론에 노출되면서 우리 아이들이 보아야 한다는 현실입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겪은 수많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우리 자식세대한테 이야길 해주면 우리가 우리 부모님 세대한테 했듯이 그들은 그들이 하고 싶은 데로 사는 게 진실인양 왜 귀를 닫을까요? 전 현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하나하고 자녀들에게 충고하면 우리 사회가 정반대의 상황을 그들에게 매스컴을 통해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성적 타락을 조심하라고 충고하면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야동과 영화, 심지어 드라마, 걸그룹들의 선정성, 원조교제나 섹스산업 같은 어른들의 수많은 성적 타락 사례 등을 보여주고 있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기 잘못되었다고 충고하면서 주가에 매일 신경 쓰는 모습 보여주거나 재개발 확정이나 본인들 집값 올랐다고 하면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엔 우리가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그런 일들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우리 스스로 물려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정치가 중요하다고 얘기해왔지만, 스포츠와 드라마에 빠져 있는 모습만 보여주고 진정으로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이런 분위기가 젊은 사람들이 투표소에 가길 꺼리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가 경험한 나쁜 것들을 우리 자손들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선 우리가 경험한 나쁜 것들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거나 힘을 못 쓰게 우리 세대에서 멈추게하고 우리가 그것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요?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들이 힘을 발휘하고 있고, 시선을 받고 있는 한 수레바퀴 돌듯 반복되는 상황은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에서 우리가 가진 주권으로 만들어진 현재의 세상에서 만약, 고통을 받는 사람이 대다수이고 그것을 바꿀 의지가 없다면 그러한 고통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세상을 만드는데 0.1%도 관여하지 않은 우리 자녀들이나 앞으로 태어날 미래의 대한민국 국민에게 그런 세상에서 살게 강요할 권한은 현재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저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을 더 낫게 바꾸는데 무관심하며, 임시적이고 불확실하고 지속되는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 자기 자신과 자기 자식에만 관심과 투자를 하는 선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투자하고 미래의 대한민국 국민이 잘 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세상을 물려준다면 새로운 세상은 분명 대다수가 행복해하는 지속적이고 확실한 결과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 미래의 애니나 영화의 내용에 나오는 사이보그들 보면서 저도 몬스터 주식회사에 나오는 '부' 같은 영원히 변치 않고 제가 원하는 일만 하는 사이보그 아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 같은 사이보그 나올 정도면 애인 역할 해주는 사이보그도 나오겠죠. 그런 세상이 오길 바라지만 마음 한편에선 그런 세상이 오면 안된다라는 강한 거부감도 있습니다. 그러한 세상이 정말로 행복한 세상일까요? 경험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는데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네요.
직접 민주주의와 착한 자본주의 in 대한민국.